달팽이 먹이주기 ( 2009년06월3째 주)
◈달팽이 먹이주기◈
몇 일 뒤, 아이들은 달팽이에게 줄 먹이를 조금씩 가지고 오기 시작했다.
“나~ 상추 가지고 왔어요!” “나도 가지고 왔는데~” “상추밖에 안 갖고 왔나?” “어! 우리 집에는 상추 말고 없다!”
아이들이 가지고온 상추를 넣어주기 위해 한 유아가 달팽이 통을 가져왔고 뚜껑을 열어 상추를 잘게 잘라 넣어주었다.
“달팽이가 좋아하겠지?” “달팽이가 다~ 먹어버리는거 아니가?” “먹고 있나?” “아니 달팽이가 자꾸 상추 말고 다른 쪽으로 도망간다.” “달팽이... 상추 싫어하는거 아니가?” “아니다! 지금은 우리가 쳐다보고 있어서 부끄러워서 안 먹는거다. 밤에 먹을껄~” 그렇게 아이들은 달팽이에게 먹이를 가득 넣어주었다는 뿌듯함과 달팽이가 먹이를 먹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았다.
그리고 몇일 뒤, 한 유아가 달팽이 통을 살펴보더니 소리쳤다.
“으~ 선생님! 달팽이집이 너무 새까맣게 됐어요.~”
달팽이 통을 살펴보니 지난번 상추를 가득 넣어준 다음날 어느 유아가 달팽이 통에 물을 너무 많이 뿌려서 상추가 물에 잠기고 부패해서 통이 새까맣게 변해있었던 것이다.
공유시간에 모든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.
T: 우리가 달팽이를 보살펴주지 않아서 달팽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없어지고 집도 더럽게 되었는데달팽이를 위해서 우리가 무얼해야할까?
“집이 너무 더러우니깐 새집을 줘요.” T: 새집을 구해주자는 이야기니? “새집을 어디서 구하는데~” “더러우면 씻어주면 되지.” T: 너희들이 씻어줄 수 있겠니? “네~ 제가 씻어줄래요~” “저두요~”
그렇게 집을 씻어주겠다고 나서는 아이들을 뽑아서 달팽이 통을 씻으러 함께 나가보았다.
“달팽이집 씻어야 되니깐 달팽이는 꺼내야지.” “근데 어디다 두지?” “저기 풀 위에 둘까?” “안 된다! 그러다가 없어지면!” “그럼 여기(세면대) 위에 나두자!”
달팽이를 꺼낸 뒤 아이들은 서로 분담해 통을 씻기 시작했다. 그 어느 때 보다 열심히 손으로 뽀드득 뽀드득 문질러 가며 통을 씻는 모습이 제법 진지했다. 통을 다 씻은 뒤 다시 달팽이를 넣고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교실로 향했다.
“야~ 우리 다 씻어왔다!” “우와~집 진짜 깨끗해졌네!” “우와~ 진짜다!” “다음에도 더러우면 우리가 씻어주면 되겠다.” “집은 깨끗해졌는데 달팽이 밥이 없잖아!” “밥은 내일 가지고 와서 넣어주면 되잖아!”
집이 깨끗해져 기뻐하며 보던 아이들은 깨끗해진 집에 먹이도 넣어 주고자 하는 예쁜 마음을 또 가져보았다. 그리고 다음날 아이들은 오이와 당근을 가져와 달팽이집에 넣어주었다.
“달팽이는 상추를 좋아할까? 오이를 좋아할까? 아니면 당근?” “달팽이는 다 좋아하는 거 아니야?” “그래 그럼 다 가지고 와서 주면 되겠다!”
달팽이를 향한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이 다음엔 또 어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까요?